청년대변인 선발을 성공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여당의 지지율 하락이 심상치 않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4%나 떨어진 결과도 나왔다.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명백한 민주당보다도 격차를 벌리지 못하거나 더 낮게 나오는 조사도 발견된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20대의 지지율이다. 20대의 지지율은 민주당보다 11%나 낮고 30대의 지지율은 민주당보다 24%나 낮게 나오고 있다.
지난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20대 지지율은 13%에 불과했고 대통령의 지지율은 17%로 매우 저조하게 나왔다. 청년 10명 중 1.3명만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셈이다.
국민의힘의 주장에 따르면 당의 리스크는 이준석 전 당 대표라고 했는데, 실제 여론조사는 이준석 효과가 빠지고 나니 20대와 30대의 지지율이 왜 이렇게 낮게 형성된 것일까?
국민의힘의 진짜 리스크는 윤석열 대통령의 위험천만한 국정운영과 그런 정부에 대해 아무 말조차 하지 못하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아닐까?
국민의힘에서 소위 ‘이준석 따라잡기’가 시작되었다. 국민의힘은 청년대변인을 선발하기 위한 실무준비에 착수했다고 한다. 필자가 직접 참가했던 "나는국대다" 대변인 공개선발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이러한 방식의 공개오디션이 청년층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인가. 결론적으로 나는 회의적으로 본다.
과거에도 청년대변인 선발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2019년 7월에도 국민 밉상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청년대변인 공개 선발을 진행한 사실이 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분이 몇 분이나 될까? 당시에 화제를 많이 이끌지 못했고 이를 통해 선발된 청년대변인도 당을 위한 소모품으로 소진되고 지나갔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같은 해 2달 전 또 다른 국민 밉상의 또 다른 한 축인 자유한국당이 청년 부대변인 공개 오디션을 진행해 10명의 청년 부대변인단을 선발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어떻게 활동했고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지금 이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없다. 이것이 바로 한국 정당이 청년들을 사용하고 있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어느 정당이든지 지지율이 높을 때엔 절대로 청년들을 중용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경우에 청년들을 긴급히 호출한다.
평소에 찾지도 않다가 필요할 때 부르는 것을 소위 "써먹는다"라고 부른다. 정당의 주류 기득권자들은 청년을 써먹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준다.
그리고 그들에게 꽃가마도 태워주고 기회도 부여하는 듯 외부적으로는 쇼하다가 결국 자기들만의 기득권은 더욱더 공고하게 지켜 내고야 만다.
기존 정치권의 기득권을 지켜내기 위해 말 잘 듣거나 권력에 순치된 청년 1명에게 기관장 자리를 주는 그런 방식이다.

그렇다면 필자가 참여했던 2021년 버전의 “나는국대다” 대변인 토론배틀은 왜 성공을 거두었을까? 아무래도 이준석이라는 정치인이 10년 이상 쌓아온 상징자본 덕분이었다.
정치권에 입문해서 자기의 소신을 가지고 소위 ‘발광체’ 정치를 해온 까닭이다. 누군가의 액세서리로 소모되는 것을 스스로 거부하고 자기만의 독특한 정치화법을 구축했기에 그런 정치인이 당 대표가 되어 대변인 토론배틀을 열었으니 인기가 없을 수가 없었다.
당시 토론배틀은 TV조선에서 생중계를 했고 어느 방송에서는 14만콜이 걸려오기도 했다. 당시 선발된 대변인의 나이는 20대 2명, 30대 1명, 50대 1명이었다. 필자는 토론배틀에서 입상하여 국민의힘의 상근부대변인이 되었다. 161:1이라는 경쟁률이 보여주듯 치열하게 경쟁하고 당당하게 합격해서 대변인으로서의 권위를 국민으로부터 직접 부여받았다.
내게 허락된 직책도 상근”청년”부대변인이 아니라 상근부대변인이었다. 공당의 상근부대변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할 자유가 부여된 셈이다. 당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제20대 대통령 후보 경선관리위원회 대변인, 제20대 대통령후보 선거관리위원회 대변인,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 대변인을 지냈고 제2회 국민의힘 전당대회 사회를 보기도 했다.
이렇게 활동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민이 실력을 직접 검증하고 선출했다는 명분과 권위가 있었다.
‘발광체 정치’를 해온 당 대표는 대변인에게 어느 주제를 논평해도 좋다는 엄청난 자유를 부여했다. 그리고 논평에 대해서도 이래라저래라 간섭하지 않고 무한한 자유를 허락해 주었다.
동시에 그 엄청난 자유를 부여받은 대변인단은 무한한 책임을 동시에 느끼게 되었다. 권한과 자유가 무한하면 책임도 무제한으로 진다는 비례성 원리에 따른 것이었다.
대변인 생활을 하면서 당이 잘못 갈 때 쓴소리도 했다. 2021년 겨울, 대선캠프가 매머드로 확장될 때 가장 먼저 쓴소리를 했던 사람들도 국민이 직접 뽑은 대변인이었다.
국민이 부여한 권위 속에 실력으로 올라왔다는 자부심과 당대표가 부여해준 엄청난 자유의 특권이 만들어 낸 기적이었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검열할 뿐 다른 이로부터 어떠한 간섭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개성을 발현하면서 우리 당을 위해 헌신했다.
그리고 우린 당당하게 대통령 선거 승리라는 엄청난 결실을 맺었다.

이제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국민의힘에서 청년대변인을 선발한다고 한다. 청년대변인은 청년정책에만 논평해야 할 것인가. 아무래도 어떤 주제가 청년의 몫에 해당하는지 그것을 선별하다가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리고 ‘반사체 정치’를 하고 있는 당대표 밑에서 청년대변인은 발광체 형태의 논평을 내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당 대표도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그로부터 임명을 받은 청년대변인은 더더욱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신과 용기가 원천적으로 배제된 반사체 대변인에게는 어떠한 자유도 없고 그렇기에 어떠한 책임도 없다. 그냥 하나 마나 한 이벤트용 청년대변인일 뿐이다.
그래서 민주당식 2019년, 자유한국당식 2019년 청년대변인 오디션은 감동도 없었고 우리 기억 속에도 남아있지 않다. 반면, 이준석 당대표의 발광체 정치로 탄생한 2021년 나는국대다 대변인 토론배틀은 지금도 살아서 말하고 있다.
필자가 그 증거이다. 비록 이준석 당대표는 전 대표가 되었으나 당시 선발된 상근부대변인은 지금도 국민이 부여한 권위를 이어가며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바로 이것이 차이점이다. 하나는 생명력이 없고 다른 하나는 자생적 생명력을 가지고 스스로 판단하며 움직인다. 아무래도 이준석 당대표 시절 고도로 훈련된 기간 덕분일 것이다.
국민의힘에서 청년대변인 선발을 한다고 하니 충고를 하나 드리겠다. 우선 선발공고에서 ‘청년’의 글자를 지우시기 바란다. 그냥 대변인을 공개적으로 선발하기 바란다.
그리고 대변인 선발과정에서는 참가자의 용기와 소신을 주되게 체크하면 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 정부를 위해 아낌없는 애정이 어린 쓴소리를 해보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만일 소신과 용기로 활동하지 못할 것이라면 당이 써주는 이야기만 읊어야 하는 앵무새가 되거나 아니면 민주당을 향해 저주의 언어를 퍼붓는 그런 청년대변인이 되어야 할 것이고 국민들 뇌리에는 불쾌감만 주다가 잊힐 것이 명약관화하다.
청년이라는 외형만 가졌을 뿐 국민들이 청년들에게 기대하는 소신과 자존심과 같은 멋진 모습은 보이기 어려울 것이다.
청년의 글자를 지우지 않는 한 소위 청년정책이라는 경계도 구분할 수 없는 제한된 이야기만 하다가 끝이 날 것이다. 그리고 본인의 정치적 경력에는 한 줄이 추가되겠지만 당의 발전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당의 소모품으로 한 번 사용되고 잊혀지는 그런 존재가 될지도 모르겠다.
과거부터 그래왔기에 당연한 귀결이다.
국민의힘이 개혁을 하겠다면 2021년 성공했던 대변인 토론배틀을 그대로 차용했으면 좋겠지만, 과연 지도부에게 그럴 용기가 있을지 의문이다. 아무쪼록 청년팔이가 사라진 정치권이 되기를 바란다.
청년이든 노인이든 나이에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과 정치적 소신으로 마음껏 활동하고 국민들에 의해 평가를 받는 정치환경이 되기를 바란다. 나 역시 그런 정치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당개혁에 더욱 더 매진할 것이다.
12 comments
조심스레 댓글을 남겨보면, 이번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은 제 1회 나는 국대다 방식처럼은 안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지도부한테 기대가 안 됩니다. 그들의 정당 운영 철학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구요. 가면 갈수록 정치 얘기를 들으면 화만 치밀어 오르고 개탄스럽기만 한 현실이 너무 싫습니다.
맞습니다. 청년팔이는 진정으로 감동이 없는 그들만의 잔치가 될것입니다.
전 당대표의 좋은 것은 그대로 차용하면 좋겠으나, 분명 알할것 같고…ㅠㅠ
그냥 제대로 준비하지 못할바엔 안하는게 나을듯 싶네요
신인규님만이 대변인 경험을 바탕으로 쓸수 있는 글이죠…제발 “청년”이라는 단어를 빼고 선발하고 대변인에게 자율성을 부여했으면 하는데 과면 지금의 국힘지도부가 그리할지….참 한심한 상황입니다..
국힘은 아직도 ‘청년’의 껍데기만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본인들이 외모가 늙어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나봅니다. 뇌가 늙은 건데 말이죠. 외모만 젊으면서 늙은 소리만 한다면 누가 쳐다나 볼까요.
주제와는 맞지않지만 제안 하나 합니다~^^
운전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글 읽을 여유가 많지 않아서요.
가능하다면 ‘본문 읽어주기 기능’이 있으면 합니다.
여러분이 방송 등에서 인터뷰하는 내용은
소리로 들을 수 있는데
확실히 글은 챙겨서 보기가 쉽지 않네요~
응원합니다.^^
기득권들이 입으로만 자유니, 인권이니 부르짖을 때 홍콩 민주화 시위 현장과 포탄이 쏟아지는 우크라이나에 직접 간 이준석의 신념, 철학, 행동력 때문에 그를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누군가가 10년간 외쳐댄 허무에 가까운 그놈의 ‘새정치’를 이준석은 당대표 후 1년만에 나국대 선발, PPAT 시행으로 바로 보여준 점. 이 두가지만으로도 과거도, 지금도, 미래에도 이준석의 가치와 신념을 지지하련다.
머리 속에 갖고 있는 수많은 정책을 실현시켜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국가와 사회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그렇기에, 세력이 따라붙고 궁극적으로는 이겼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나국대 1기때는 뭐랄까 짧디 짧은 한여름밤의 꿈 같아서 슬프기도 하고 그렇지만 아름답기도 하고 복잡한 감정이다. 임승호 대변인도 학업이 끝나는대로 정치권에서 자주 봤음 하는 개인적 욕심이고 우리 신인규 국바세 대표이자 변호사님도 지금의 이 정치개혁, 정당개혁 활동 지치지 말길!!
총체적 난관에 빠진 국힘이 수렁에서 허우적 되고 있네요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은 인제 쓸모가 없어졋나보네요ㅋ
당정일체가 되엇는데도 왜 더 불안해 하는 모습일까요 ㅋ
폭주족 싸구려 야설작가를 청년들의 대표로 올려놓고 청년들을위한 정치를하겠다?? 이건 청년들에대한 모욕입니다
정치구조와 청년 정치의 메커니즘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응원합니다.
이준석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 생애 처음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게된 세자녀 40대입니다.
공학을 전공하고 한 분야에서 이십년 정도 일을 해오면서,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점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세아이의 아빠로 출산정책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습니다.
이러한 의견을 게진했을때 합리적 토론을 통해 정책화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 이준석 대표와 천하용인과 같은 정치인들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지하고 응원하겠습니다
이준석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 생애 처음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게된 세자녀 40대입니다.
공학을 전공하고 한 분야에서 이십년 정도 일을 해오면서,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점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세아이의 아빠로 출산정책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습니다.
이러한 의견을 게진했을때 합리적 토론을 통해 정책화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 이준석 대표와 천하용인과 같은 정치인들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지하고 응원하겠습니다
엄청난 자유를 부여받은 대변인단은 무한한 책임을 동시에 느끼게 되었다 권한과 자유가 무한하면 책임도 무제한으로 진다는 비례성 원리에 따른 것이었다.. 이 말이 참 와닿네요. 임승호 양준우 김연주 신인규.. 이 네 분은 어떤 매체에 출연하던, 그 매체가 어떤 성향을 가지던, 상대측 패널이 누구던, 그리고 논의 주제가 국힘에 불리하더라도 합리적 상식적으로 당의 입장에서 때론 국민의 입장에서 할 말 하는 대변인이었지요. 지금 당의 모습은 그 때와 180도 바뀌어 있고 그 당에서 ‘청년’ 대변인을 뽑는다 한들 어떤 말을 할지 알기에 기대조차 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뀌길 간절히 바랍니다. 신인규, 이준석, 천아용인을 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