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먹는 정치와 이별하다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마를 결심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나고 보니 너무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제주에서, 부산 서면역과 대구 동성로, 경북의 전통시장들, 충남 예산시장, 서울 강남역과 건대역, 동대문 장한평역에서 만난 국민, 그리고 각 지역의 연설회장에서의 당원들. 어쩌면 마주하고 인사 나눈 한 분 한 분 눈빛들에서 정치에 거는 기대, 희망을 보았다고 해도 지나친 비약은 아닐 것이다.
전당대회라는 크게 열린 공간은, 내게 생각보다 더 크고 깊은 영감을 줬다. 때로는 매서운 눈빛에서 더 잘해야 한다는 채찍을 보았고, 따뜻한 손길에서는 자신감 지수가 부쩍 오르기도 했다.
핸드폰 너머로 1,500여 명의 당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개혁 후보에 거는 우리 당원들의 희망과 기대를 확인했고, 그래서 눈물이 났다.
때로는 전화기 너머에서 전해져 오는 훌쩍임에 이끌려 둘이서 같이 울기도 했다. 그렇게 뜨거운 박수와 응원에 나는 오히려 어깨가 몹시도 무거워져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제 퇴로는 없다. 지금부터는 더 잘해야 한다”
전당대회가 다가왔을 때 고민이 매우 컸다. 그것은 내가 무엇을 위해, 어떤 정치를 하기 위해 당 지도부가 되려 하느냐에 관한 고민이었다.
스스로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이었다. 그에 대한 해답을 쉽게 내리기는 어려웠다.
다만 내 눈앞에 확연하게 보이는 이유란 것은 무너질 위기에 처한 당내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 권력 앞에 줄 서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우리 당에도 소신이 있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당원들을 대변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누군가는 소리 높여 이야기해야 한다는 당위였다.
이른바 ‘윤핵관’의 무도하고 폭력적인 방식의 당 장악 시도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조용한 다수 당원의 목소리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 당내를 둘러보니, 누구도 서슬 퍼런 당내 분위기에서 나서고자 하는 사람이 없었고, 아무도 꿈쩍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결국 윤리위를 앞세운 비대위 사태에 한마디 보태며 저항했다는 이유로 초선인 나는 최고위원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건강한 정치를 위해 출사표를 던졌고, 후회하지 않는다”
전당대회의 여정을 지나며 나는 천아용인(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이라는 개혁 4인방 후보들과 함께 전국의 국민과 당원들께 실컷 목소리를 냈다.
‘당이 권력 줄 세우기에 매몰돼서는 안된다는 것, 다름을 포용하는 다양성이 살아 있어야 민주주의가 살아나고, 그래야만 당이 살고 국민이 지지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였다.
그리고 각지의 국민들께 정치가 볼썽사나운 이전투구와 권력투쟁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지역별 민생을 챙기고 그 지역 국민들과 소통하고자 했다.
제주에서는 4.3이라는 아픈 역사를 뒤로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문제를 말씀드렸다.
그리고 경남에서는 서부 경남 KTX와 같은 광역교통망이 정치인의 공약을 내세우기 위한 것으로만이 아니라 실제 지역의 민생에 기여하도록 복선철도화 해야 한다는 것, 서해 KTX 개통을 앞둔 충남이 그것을 지역경제 활성화로 성공시키기 위해 정치권과 지역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인지를 이야기했다.
강원에서는 해마다 반복되는 산불과 수해 등 자연재해 문제를 보다 구체적인 정책적 대응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호남에서는 해묵은 숙제인 광주 지하철 2호선의 문제를 지역민과 함께 해결할 방안을 함께 찾아보자는 말씀을 드렸다.
이렇게 전당대회의 여정을 통해 당내 민주주의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를 당원과 함께 고민하였다.
그리고 지역별 민생의 문제를 배웠으며, 앞으로 그것을 풀어나가는 숙제가 서울의 정치권에도 부여돼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게는 큰 깨달음이다.
“앞으로의 숙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결과적으로 나의 출사표, 우리 개혁 4인방의 도전은 결실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우리의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이번 전당대회는 정치권력을 사유화하려는 집단과의 싸움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권력을 정치공학적으로 이용했고, 그들이 그 목적을 달성했을 뿐이다.
앞으로 이 싸움은 더욱 전방위적이고 더욱 거세질 것이다. 벌써부터 ‘이준석계’라는 꼬리표를 들먹이며 ‘배제’에서 나아가 ‘축출’하겠다는 공세를 펴고 있다.
하지만 전혀 겁나지 않는다. 자유와 공정이라는 시대정신이 우리 개혁 세력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과 당원이 우리와 함께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상식적인 다양함을 대변했던 사람들을 낙인찍고 내쫓는다고, 그 변화의 흐름이 바뀌는 일은 결코 없다.
나는 3년 전 국가와 국민 앞에 선서했던 대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정치인으로서의 본분을 다할 것이다.
그것은 불의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고, 권력에 맞서 소신을 잃지 않음이고, 늘 민생을 기준으로 정치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허은아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mannernia
16 comments
허은아 의원님! 당신의 정치적 철학을 존중하며 항상 소신대로 청치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바라는 바를 이루게 되기를…
서울 연설 잊지 않겠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정치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항상 응원하고 지지하겠습니다.
20대부터 어느덧 30년을 훌쩍 넘어 보수를 경험하면서 이토록 개혁적인 보수정치인들이 있었나 싶네요
보수의 변화는 2030이 책임져야 하고 저같은 중년층은 저들을 아낌없이 응원하고 지원하면 곧 긍정의 결과가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준스톤과 천아용인 또한 음지에서 헌신하는 보좌진, 대변인들 모두 지치지마시고 고공행진하세요
응원합니다
1년간 보여준 행동들은 기존 정치인에게서 보기힘든 소신을 증명한 모습들이었습니다. 비상식에 단호하게 대응한 모습들을 응원합니다. 진정성있는 미래가 기대되는 정치인입니다. 화이팅!!
소신있는 모습 멋있고 응원합니다~~~ 개혁의 길은 힘들지만 꿋꾸하게 앞으로 함께 나아갑시다~
응원합니다! 끝까지 승리하시길
현역 국힘 의원들 중에서 우리 허은아 의원님 같은 길을 걸어가는 것은 너무나 외롭고 두렵고 수도 없이 마음이 꺾일 위기가 도사리지 않을까… 마음이 아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이 소신과 용기가 훗날 이때를 돌이켜봤을 때 누군가는 그때 정의를 외치고 있었다는 증거가 되길. 그리고 우리 허은아 의원님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해주길 ❤️
정치인을 응원하는건 처음입니다.
이준석이란 사람때문에 천하용인을 알았습니다.
연예인도 아닌 정치인을 좋아 해본건
처음입니다.
항상 끝까지 응원 할께요..
응원합니다!
화이팅 입니다
응원합니다. 소신있은 모습 유지해주세요
지난 기간동안 인격이 완성되지 않은 의원들을 많이 봤습니다 서울대 나오면 뭐합니까 무식하기 짝이 없는 수준들을 보면서 한심하더라구요 지금의 허은아로 기억될 수 있게 쭉 좋은 정치인으로 남아주세요!
시작이 반입니다. 이미 반 이뤘다고 봅니다. 대한민국에 여성 정치인이 개혁세력에 큰 인물이신 점이 자랑스럽게 대한민국에 희망이 피어난다고 믿고 싶습니다. 가는 길이 잘 안보이고 탄탄대로 아니어도 지지자들과 목표 숙제가 있으시니 끝까지 잘 이겨내어주세요! 애둘워킹맘이 응원합니다!
지금 가는 길 험난하다는 거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가 왔을 때 부끄럽지 않은 과거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훨씬 큰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는 옵니다. 그때까지 무너지지만 않으면 됩니다.
허은아 의원님!
정말수고많으셨습니다.
제주도에서하신연설의 감동이 아직귓전에 맴도네요
당신이 있으니까 국민의힘이 가능성 있겠다생각이듭니다. 감사합니다 허은아의원님 화이팅!
늘 당당하게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는 모습,
참 보기좋습니다.
지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