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항상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제도가 먼저인가 아니면 사람이 먼저인가. 정치는 결국 제도와 사람의 결합인데 닭이 먼저냐 아니면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입니다.
저는 단연코 사람이 우선이라고 확신합니다. 완벽한 제도도 존재하지 않거니와 완벽한 제도를 운영하는 주체도 결국 사람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습니다. 결국 제도가 다소 부실해도 사람이 그나마 낫다면 정치는 발전한다고 믿습니다.
정치 개혁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제도 개혁이고 다른 하나는 정당 개혁입니다. 정당은 공직자를 추천할 권한을 가집니다. 공천권입니다. 늘 정치인들은 공천권을 잡아 사천을 하고자 합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불완전한 사람에 있습니다.
제가 정당 개혁에 집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이 제도를 운영하기 때문입니다. 정치를 시작한 초보에게 대통령을 맡기니 이제서야 부정적인 평가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대통령을 뽑은 주체는 국민입니다. 그럼 국민의 탓일까요? 아니요. 정당이 잘못한 것입니다. 무원칙하게 아무나 공천하다 보니 결국 여기까지 온 것이죠. 이제 바꿔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정당을 바꿔서 그나마 나은 사람을 공천할 수 있을까요? 저는 세 가지 원칙을 세우고 있습니다.
1. 공정한 기회(개방성과 투명성)
첫 번째는 공정한 기회를 열어야 합니다. 정당은 늘 폐쇄적인 경향이 큽니다. 비전과 가치를 지키자는 폐쇄성이면 동의합니다만 현실에선 기득권을 지키고 나눠먹기 위한 폐쇄성이라 반대합니다. 저는 과감하게 정당이 우선 비전과 가치를 세우고 그것만 제외하고는 원칙적 개방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참여했던 대변인 선발대회 나는국대다 같이 주요 당직을 외부에 과감히 개방하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개방성을 전제로 공정한 기회를 열기 위해서는 투명해야 합니다. 제도를 정하면 모두 지켜야 합니다. 룰을 깨는 사람은 벌을 받고 잘 지키는 사람이 유리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투명성은 개방성의 대전제이자 공정한 기회의 중요한 기둥입니다.
2. 혹독한 검증(항상성과 통일성)
두 번째는 혹독한 검증입니다. 당연히 사전 검증입니다. 우리는 결혼을 하더라도 소개를 받든지 제대로 알아보고 관찰부터 합니다. 그러다가 연애도 해보고 4계절을 보내고 나서 결혼 여부를 결정합니다. 누구라도 만나자마자 혹은 만나기도 전에 결혼을 약속하지 않습니다. 혹독한 검증을 해서 배우자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자기 배우자도 이렇게 신중하게 혹독한 검증을 통해 선별하는데 국가 지도자는 어떻게 골라야 하겠습니까? 아무나 지도자로 세우면 세워집니까? 외부 영입하면 슈퍼맨이 옵니까? 전혀 가능하지 않은 것을 바라는 셈입니다. 길러지지 않는 훌륭한 국가 지도자는 단언컨대 없습니다. 혹독한 사전 검증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치인에 대한 상시 평가와 사후 감독을 실시해야 합니다. 당연히 적용되는 기준은 통일적이어야 하고 보편성을 가져야 합니다. 국회의원 상시 중간평가제는 좋은 제도이고 공천 과정에서 다면적·다원적 평가를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3. 권한과 책임(단계성과 비례성)
마지막으로 권한과 책임의 비례성입니다. 권한이 크면 큰 책임을 져야 합니다. 우린 지금 이상한 현상을 자주 목격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책임이 실종되어 머리는 책임지지 않고 손발만 대리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이건 공정도 아니고 상식도 아닙니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신상필벌을 해야 합니다.
아래서부터 위로 올라가야 합니다. 낙하산식 영입으로 입문 과정부터 큰 직위를 주면 안 됩니다. 공정한 경쟁으로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이 전제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원칙은 단계를 밟아 올라와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혹독한 검증이 가능합니다. 정당이 교육과 훈련을 통해 작은 책임부터 큰 책임까지 부담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리고 선배 정치인은 삶과 정치로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제가 생각한 정당 개혁의 원칙입니다. 지금은 이런 정당이 없습니다. 외부 인플루언서 영입으로 기존 정치인의 분칠을 강화하여 자기들 기득권만 강화하고 있습니다.
저는 포장지 정치를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세상에 쉬운 길은 없습니다. 하나씩 쌓아가는 정직함부터 배워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현실 정치는 완전히 거꾸로 되어 있습니다. 정치인의 기득권이 강화되는 쪽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근본부터 바꾸지 않는다면 정치는 계속 나빠지고 썩을 것입니다.
독을 탄 우유나 썩은 우유는 둘 다 마시지 못합니다. 하나는 먹자마자 죽고 다른 하나는 병에 걸려 고통을 받다가 죽습니다. 이제 신선한 우유를 만들어야 합니다. 신선함만 확인된다면 저는 제가 싫어하는 흰 우유라도 먹겠습니다. 언젠간 제가 제일 좋아하는 달콤하고 신선한 바나나맛 우유도 곧 나올테니깐요.
4 comments
공감합니다.
공감합니다.
공감합니다
항상 오랜 고민 끝에 많은 사람이 공감할 방향으로 생각을 정리해가는 모습을 보면, 신대표님이 어떤 정치인이 될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디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