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서 소위 ‘개딸’들의 문자폭탄을 주제로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 함께 패널로 출연한 이기인 의원이 천아용인도 문자폭탄 많이 받지만, 그래도 용기있게 할 말은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 했다.
이기인 의원은 그러면서 천아용인이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의 사퇴를 가장 먼저 주장했던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그런데 정순신 국가본부장의 사퇴 촉구와 관련하여, 천하람 캠프 내부에서는 논쟁이 있었다. 시간이 몇 달 흘렀으니, 우선 정순신 사건을 개요부터 되짚어본다.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되었으나, 2023년 2월 24일 KBS의 보도에 의해 아들이 민족사관고등학교에 재학하던 시기에 같은 학년 학우에게 학교폭력을 저지르고 강제전학 처분을 받은 가해자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고, 정순신 본인의 대응에도 상당한 문제가 있음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되었다.
야당은 물론 여당 당대표 후보였던 필자도 강력하게 정순신의 사퇴를 촉구했고, 정순신은 결국 2월 25일에 사의를 표명했다.
당시 필자는 25일 오전에 정순신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자녀의 학교폭력 자체도 부적절하지만, 학폭위의 처분에 불복해 수 차례 소송을 내고 모두 패소한 것은 더 큰 문제입니다. 아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면하게 하기 위해 검사 출신 법조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곽상도 전 의원, 조국 전 장관 사건에서 국민께 큰 박탈감을 드렸던 ‘아빠 찬스’의 악몽이 되살아납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자녀의 학교폭력 자체도 부적절하지만, “학폭위의 처분에 불복해 수 차례 소송을 내고 모두 패소한 것은 더 큰 문제”라는 대목과 관련하여, 천하람 캠프 내부에서는 특기할 만한 의견충돌이 있었다.
반대의견을 낸 캠프구성원은, 예를 들어 ‘성범죄로 수사받는 아들에게 반성할 기회를 주지 않고 수 차례 법적쟁송을 하고 모두 패소한 것이 2차가해다’라는 주장으로 대입해보면, 변호사 출신 정치인인 천하람이 정순신이 아들에게 주어진 법률적인 쟁송수단을 최대한 활용한 것을 문제 삼는 것이 과연 타당하냐고 반론을 펼쳤다.
그러면서 국민정서를 기준으로 하면, 정순신 변호사가 ‘교육청 재심청구, 행정소송, 집행정지 신청’ 등 온갖 법적 조치를 다 취한 것은 과도해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어찌되었든 다 법률적으로 허용된 쟁송수단이었고, 결과적으로 패소했다고 해서 “학폭위의 처분에 불복해 수 차례 소송을 내고 모두 패소한 것은 더 큰 문제”라고 공격하는 것은 재심, 3심제도, 집행정지 제도를 둔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천하람은 본인의 아들이 문제를 일으키면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쟁송수단을 동원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천하람 주변에 잘나가는 법조인 친구들을 총동원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그것 역시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서는 ‘아빠 찬스’로 보이지 않을지 물었다.
반대의견을 낸 캠프구성원은, 본인도 지킬 수 없는 잣대를 요구하면 결국 부메랑이 되어 천하람의 내로남불이 되는 것이라고 하면서 ‘법률적 방어권을 최대로 행사하는 것은 국민에게 주어진 자유와 권리이고, 도덕적으로 비판받을 수는 있어도 그것이 공직자의 결격사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필자는 정순신 본부장이 법률적 쟁송수단을 최대한 활용한 것을 ‘결격사유’로 삼자는 것이 아니라, 정순신과 그의 아들이 보여준 구체적인 행태, 정순신과 대통령 및 법무부 장관과의 친분관계 등 보다 엄격한 검증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무적 책임을 묻는 취지의 사퇴 촉구를 하는 것이라고 반론하며, 해당 논평을 발표했다.
정순신 본부장이 사퇴한 후에는 후속 논평을 통해 “국민들은 정 본부장을 아들 학폭만으로 문제 삼는 것이 아닙니다. 소송을 하는 것도 법적 권리, 자유의 영역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정 본부장이 훈육의 방향을 피해 학생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로 잡았다면 이렇게 사태가 악화되었을지 물었던 것입니다. 최소한 정 본부장은 아들이 피해 학생에게 제주 출신이라는 이유로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 빨갱이라고 부른 것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도록 했어야 합니다.”라고 필자의 입장을 밝혔다.
반대의견을 낸 캠프구성원은 위 입장에 대해서도, 법적 쟁송을 하는 과정에서는 소송에 주는 영향을 고려하여 사과를 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수 있고,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실제로는 소송으로 다투지 말 것을 요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참고로 해당 캠프구성원은 변호사나 법률전공자가 아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지 궁금하다. 댓글과 comment를 통해 의견 주시면 좋겠다.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도 국민이고, 법적으로 허용된 쟁송수단을 활용하거나 법률적인 방어권을 행사할 자유가 있다. 예를 들어 본인이 소속된 정당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하여 징계를 해서는 안 된다.
소송을 했다고 징계를 하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정순신 본부장도 자녀의 학폭과 관련해 소송을 많이 했다고 해서 징계를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소송과 그 전후사정에 대한 정무적 비판, 나아가 정무적 책임을 지라는 취지의 사퇴촉구는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김남국 의원도 코인거래와 관련해 향후 수사과정은 물론 여러 사법적 절차에서 본인의 방어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남국 의원이 방어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한다고 하여 이것이 국회 윤리특위 절차에서 그 자체로 김남국 의원을 징계할 사유가 되거나, 징계를 가중할 사유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지만 김남국 의원이 민주당 진상조사단에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것은, 그것이 방어권 보장에 필요한 측면이 있더라도, 정치적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점을 이유로 김남국 의원에게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것도 물론 가능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정치인과 고위공직자에게도 방어권을 최대로 행사할 자유가 있지만, 그것은 방어권 행사를 이유로 한 ‘법률적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고, ‘정무적 비판’에서 자유롭다는 뜻은 아니다. 참으로 어려운 단어지만, 결국 정치인의 모든 행동은 국민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
5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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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을 할 때에는 공격성을 가져야 공격이 먹히는법 입니다.
신중하게 생각하는것도 좋지만 정치적 올바름에 너무 치중한다면 소극적인 워딩이 나갈수 밖에 없고 국민들 눈높이에 맞는 질타가 안나올수도 있습니다.
정치인의 발언 세심하게 조율되어 나와야하는 부분은 맞지만 권투를 하려고 글러브를 꼈다면 제대로 한방 먹여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 합니다.
고위공직자에게도 방어권을 행사할 자유를 줘야된다는 말이 공허하게 들립니다. 그 방어권이란건 고위공직자들이 더 잘 사용하지 일반국민은 몰라서, 어려워서 잘 사용 못합니다. 모든 사안에 악랄하고 악착같이 법의 잣대로 글자 한자한자 따지고 드는 법기술자, 법꾸라지들에게 이미 국민들은 학을 떼고 있습니다. 정순신이 자기아들의 잘못은 모른척 외면하고 악랄하게 그 방어권 행사하는 동안 힘들고 상처받으며 고통스럽게 법에 끌려다녔을 어린학생과 그 가족을 생각하면 너무 화가납니다.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사과 했으면 됐을것을..
정순신 사건뿐 아니라 그 많은 의혹이 다 무혐의로 끝나는 지존의 가족을 보면 이세상을 가장 잘? 사는 방법은 법기술자가 되는거나 법기술자와 가족이 되어야하는구나 라고 한숨만 나옵니다
법이란게 옳은건 맞는지, 정의로운건 맞는지 이젠 그것도 헷갈립니다.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의 말과 행동은 항상 언론에 보도가 됩니다.
국민들은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의 말과 행동에 대해 판단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국가수사본부장 자리에 물망에 오른 사람이, 본인의 자녀 문제를 해결 해 나가는 과정이 보도가 되었습니다.
자녀의 발언 내용과 그로인한 학폭이라는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순신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이슈였다고 생각합니다.
자녀가 친구에게 ‘제주 출신이면 빨갱이다’ 놀리고 학폭위 까지 열렸는데,
부모는 학폭위 결정에 불복하고 소송까지 하였으니
부모가 ‘제주 출신이면 빨갱이다’라는 자녀의 말에 일정부분 동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사람이 수사의 방향을 정할 때 출신지역만을 근거로 삼으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자녀를 위하는 부모의 마음으로 소송하고 방어권을 행사한 것이겠지만
국가수사본부장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을 너무 드러내는 이슈였다고 생각합니다.
가처분이든 항소든 개인의 법률적 방어권을 위해 소송걸고 하는 것은 비판할 수 없다는 말에 동의하고,
그점에서 소송했다고 징계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점도 동의합니다.
김남국 의원의 코인에 관한 혐의는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 진실이 드러나겠고 항소를 하든 대법원 판결까지 나온다면 국민들도 받아들이고 하면 되는데
맨날 정치검사, 정치 수사 대법원 판결끝나고 나오면서까지도 지지자들 앞에서 탄압받은 행세나 하며 영웅 노릇하는 꼴은 더 이상 보기 싫습니다.
지난 해 있던 윤리위와 가처분 사태도 어이가 없던게
범죄혐의가 있으면 수사해서 기소가 되든 결과 나오면 어짜피 당대표 자리 물러나게 되어있는 것을
뭐하러 윤리위 징계까지 하며 그 과정을 고스란히 보게 합니까
차라리 대선기간동안 문제 행동이 있었다. 윤핵관이라는 발언이 문제가 되니 정치적으로 물러나라고 대 놓고 말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어권 위해 소송할 수 있습니다. 그 전에 정치적으로 다른 행동을 취하면 더 좋았겠지만요.
문제는 법원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은 행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1차 가처분 한거 따라 가면 될 걸 또 이상한 행동을 하길래
그런 모습이 고스란히 언론에 보도되면서 가장 피해를 본 것은 국민의 힘이라는 정당이었습니다.
고위공직자들 법꾸라지로 지낸지 너무 오래됫다고 생각함. 특히 권한 없는 사람이 해서 불법 아니다 이런것들. 신뢰를 너무 못 줬고 올바르게 살고 명예직 일종인데 똑바로 안 살 이유가 없지. 노블레스오블리제 받고 싶으면 특권말고 불리한 요소도 이제 있어야된다 생각함. 고위공직자들한테는 원님재판이든 법 시각을 넓히든 조치가 필요함. 개판인지가 너무 오래됫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