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합동연설회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제주도민 여러분. 제주에서 전당대회의 첫 연설을 하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지난 주말 사이에 참 부끄러운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대통령 탈당에 이어 탄핵까지 언급하며, 우리 당원들을 협박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말씀이라 이 제주 연설의 원고를 바꿔야 하나 고민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까지 이 선거의 수준을 낮출 수 없습니다. 우리 국민의힘, 집권 여당의 전당대회가 결코 여의도와 용산에 갇혀서는 안 됩니다. 부끄러움은 늘 더 애정하는 이의 몫이겠지만 저는 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소음과 소란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주와 국민의힘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이곳 제주에서, ‘보수의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책임이야말로 우리 보수 정당이 자부심을 느끼고 지켜내야 할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증명해야 합니다. 무한 책임을 가진 집권 여당의 자격을 증명해야 합니다.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를 열어야 합니다. 여의도의 문법보다 국민의 어려움을 앞에 놓아야 합니다. 권력에 줄 서는 노력보다 국민의 삶을 챙기는 노력이 조금이라도 더 커야 합니다.

올겨울 국민들은 크게 오른 난방비로 고통받고 계십니다. 처음 받아보는 난방비에 놀라고, 어디서 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나 고민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 당과 정부는 난방비 지원을 확대하자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국민들의 어려움을 온전히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그렇다고 국가 재정을 신경 쓰지 않고, 무작정 빚을 늘릴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는 끊임없이 돌아봐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어린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어떻습니까? 저도 8살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버지로서 제가 다른 것은 전부 다 아끼더라도 우리 아들이 추운 집에서 떨면서 지내게 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제주에 사는 젊은 아버지가 난방비와 아들의 학원비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할 상황에 놓여있다면, 그것은 천하람의 문제입니다. 그것은 국민의힘의 문제입니다. 그 어떤 아버지도 난방비와 학원비 사이에서 고민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미취학 아동을 키우는 집에는 소득 요건과 관계없이 통 크게 지원해야 합니다. 가장 집이 따뜻해야 할 12개월 미만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더욱 두텁게 지원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보수도 진보도 없습니다. 국민이 비참한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되게 하는 것 그것이 천하람의 정치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국민의힘의 정치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단열이 되지 않는 낡은 아파트나 빌라에 살고 계시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열악한 주거 상황 때문에 보일러를 틀어봐야 돈만 많이 들고 따뜻하지도 않아서, 전기장판만 틀고 집안에서도 패딩 입고 생활하시는 우리 아버님, 어머님도 너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은 통계에서는 그저 하나의 숫자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한 분, 한 분이 국민의힘이 세심하게 챙겨야 할 우리의 국민입니다.

이곳 제주에도 난방비 때문에 고통을 겪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여기 계신 후보님들 혹시 우리나라 도시가스 보급률이 몇%인지 아십니까? 76.9%입니다. 나머지 23.1%, 무려 1/4에 가까운 국민들이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은 집에 살고 계십니다. 주로 비수도권에 사는 어르신이 많습니다. 특히 우리 제주 지역은 보급률이 11.7% 밖에 안 됩니다. 전국에서 가장 낮습니다.

도시가스가 안 들어오는 지역에서는 보통 등유 보일러를 떼십니다. 등유 보일러 조금만 돌리면 한 달에 두 드럼, 돈 60만원이 넘게 나옵니다. 저희 부모님도 등유를 떼시는데, 막상 부모님 집에 가보면 별로 따뜻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열악한 제주 지역의 도시가스 보급률을 2027년까지 전국 평균인 77%까지 끌어올리겠습니다. 정부와 협력하여 제주 도시가스 정압기와 배관에 획기적인 투자를 하겠습니다. 동시에 도시가스 보급률이 올라오기 전까지, 등유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저는 보수가 지켜온 책임의 가치에 누구보다 큰 자부심을 느끼는 보수 정치인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이리 피하고 저리 피했던 노동 개혁, 교육 개혁, 연금 개혁에 나선 것도 우리가 어렵사리 만든 보수 정부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민과의 공감과 두터운 신뢰가 없다면 우리의 책임 의식은 자주 의심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는 사이 뻔하디 뻔한 민주당의 감성 정치만 또 기승을 부릴 것입니다.

저는 말로만 총선 승리를 외치는 대신, 국민의 신뢰를 얻을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역량을 증명하겠습니다. 우리가 민생의 위기를 책임지고 해결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의 신뢰와 총선 승리는 자연히 따라올 것입니다.

저는 2019년 가을,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탄핵 이후 보수 정당이 한창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입니다. 주변에 ‘보수 정당 가서 정치를 해 보겠다’ 말하기도 머쓱하던 때였습니다. 그래도 저는 보수의 깃발을 들었습니다. 당시 집권 세력이던 민주당이 싫어서가 아닙니다. 보수 정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보수는 ‘책임지는 정치 세력’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보수는 허황된 말로 국민을 속이지 않습니다. 때로는 조금 인기 없는 정책을 주장해야 하지만 언제나 책임있는 변화를 사명으로 합니다.

진보가 대결에 매진할 때 보수는 해결에 집중합니다. 진보는 급진적으로 선동하지만, 보수는 실질적으로 책임집니다. 저는 보수의 그 책임 의식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자부합니다. 보수가 훨씬 더 멋지게 국민의 삶을 책임질 수 있음을 유감없이 증명하겠습니다.

‘앞으로 천하람’, 눈치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 미래를 선택해주십시오. 태풍의 진원지가 되어주십시오. 천하람을 당 대표로 만들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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