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강원의 주민과 당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천하람입니다.
저는 지난 연설에서 우리가 끊어내야 할 관성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가진 자의 편’이라는 부당한 오명을 산산조각 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더 과감한 말씀을 드려볼까 합니다. 우리의 자신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습니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두려워하는 정당입니까? 한반도 평화를 이야기하면 종북입니까?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고 말한 안철수 후보는 종북좌파입니까? 그럼, 신영복 선생의 베스트셀러 책을 읽은 수많은 국민들도 다 종북좌파입니까?
간단하게만 짚고 넘어가자면 이에 대한 안 후보님의 답변도 참 황당했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가서 잘 죽었다고 이야기할 수 없지 않으냐.’
우리가 일일이 얘길 안 해서 그렇지, 참으로 참담한 말씀입니다. 그게 조문을 갔다 오신 분이 하실 말씀입니까? 우리 정치가 아무리 생각이 다르고 이념이 달라도 죽음 앞에서는 늘 겸허해 왔습니다. 우리 모두 정치를 하기 전에 인간이 되어야 합니다. 괴물은 되지 말아야 합니다.
제가 이런 말씀 드리면 ‘어라 저놈 봐라?’ 하실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제가 지금 김정은한테 나라 갖다 바치려고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 간첩이 어디 있냐?’ 뭐 이런 철없는 호기를 부릴 생각도 없습니다. 저도 저 북한의 김씨 일가 무지 싫어합니다. 인권 없고 자유 없고 3대 세습하고, 전 세계를 향해 협박이나 하는 김씨 일가를 누가 좋아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당원 여러분, 우리가 날마다 종북몰이한다고 대한민국에 평화가 오지 않습니다. 북한이 강짜 부리고 떼쓴답시고 바다에 미사일 쏴대고 드론 날려대면 여기 강원도 접경 지역에 사는 우리 국민들 불안에 떨며 밤을 지새워야 합니다. 우리 경제를 발목 잡는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영원히 벗어던지지 못합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께 낭만적인 이야기나 드리려고 나온 것은 아닙니다.
사실 저는 저 무도한 북한 정권에 대한 뿌리 깊은 분노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이 분노는 역사가 있는 감정입니다. 상처가 깊은 정서입니다. 서로 총칼을 겨누었고, 내 옆의 전우가 죽었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가 죽임을 당했습니다. 말이 안 통하는 상대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너무도 당연합니다.
그러나 당원 여러분, 간곡히 말씀드리건대 우리가 이 상처를 스스로 극복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많은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하나 된 자유 대한민국 만들 수 없습니다.
이미 국민께서는 ‘유화책이냐 강경론이냐?’ 이런 이분법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북한에 대한 저 집착, 그리고 과도한 저자세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하시지만, 그렇다고 김대중 정부부터 시작된 햇볕정책 그 자체를 부정하진 않으십니다.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이 있던 때 우리에게는 악몽 같던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은 90%에 육박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실타래처럼 얽힌 한반도 평화 문제를 이념 전쟁이 아닌 전략의 문제로 다루는 일입니다.
‘저 민주당은 종북이어서 햇볕정책을 한다’라고 비판하지 않고, 당근과 채찍을 모두 사용할 줄 아는 우리의 정책이 훨씬 유능한 전략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물론 저 운동권 세력은 북한 이야기만 나오면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청년 시절의 경험이 아직도 온몸을 지배합니다. 국민들은 먹고사는 문제로 고통스러워하는데, 자나 깨나 북한 문제에만 빠져있는 모습을 보고 국민들께서 지난 선거에서 호된 심판을 내리시기도 했습니다.
당원 여러분, 우리는 달라야 합니다.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됩니다. 우리는 체제 경쟁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힘으로 자유민주주의가 훨씬 우월하다는 점을 입증했습니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못한 점이 단 하나라도 있습니까? 이준석 대표가 북한 방송을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하자고 대통령께 제안했던 이유도 이 자신감에 있습니다.
우리 보수 정당은 일관되고 당당하게 자유민주주의를 이야기해왔습니다. 그래서 불필요한 이념 논쟁에 휘말릴 일도 없습니다. 때로는 민주당보다 더 적극적으로 평화적 조치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당원 여러분 한번 상상해보십시오. 우리 윤석열 정부에서 만약 오늘이라도 남북정상회담에 나서겠다고 발표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우리 윤석열 정부도 ‘종북 퍼주기 정부’라고 비판하실 겁니까?
따지고 보면 우리 보수 정치도 북한과의 실질적인 관계 개선에 앞장서 온 역사가 있습니다. ‘자주, 평화, 민족 대단결’을 기치로 내건 ‘7.4 남북공동성명’은 박정희 대통령의 성과였습니다. 적극적인 북방 외교로 공산권 국가들과 수교를 맺고 북한과 UN에 동시 가입한 것은 노태우 대통령이었습니다. 최초로 스포츠 남북 단일팀을 만들어 국제대회에 참가하고, 진영을 넘어 호평받는 ‘남북기본합의서’를 끌어낸 것도 노태우 정부의 성과였습니다.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 다시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더 자신감을 가질 자격이 있습니다. 체제 경쟁에서 승리한 빛나는 역사, 그 자부심으로 한반도 평화를 주도할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당대표 천하람은 더 이상 구시대적 종북몰이가 국민의힘에 발붙이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강경하게 촉구하고, 결코 굴종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 색깔론에는 무관용으로 대처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 국민들께서 우리의 변화를 간절히 기다리고 계십니다. 저 위선과 내로남불로 가득한 민주당, 틈만 나면 ‘토착 왜구’ 얘기나 하는 저 민주당과 우리가 동급으로 놀아서야 하겠습니까?
저 천하람은 총선 승리보다 더 큰 꿈을 꾸겠습니다. 우리가 오랜 익숙함과 결별할 수 있다면 우리는 ‘패배를 모르는 정당,’ 모든 면에서 진보를 압도하는 보수의 시대를 열어낼 수 있습니다.
천하람이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끝>